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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 먹은 쭈꾸미, 노포의 매력

고독한 소식가 2022. 3.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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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가장 행복한 고민. 먹는걸 무지하게 좋아하는 나는 식욕도 무지하게 많지만 그와 반비례하는 위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인가. 먹는 거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대단한 민족이 아닌가? 작은 위장으로도 오늘이도 열심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나. 칭찬한다.




충무로 쭈꾸미불고기


을지로2가가 남자친구의 직장.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근처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때우곤 한다. 하지만 이 식당은 내 동료가 적극 추천한 맛집이다. 들은건 약 반년전쯤이었지만 지난 추석에 갔다가 닫혀있어 먹지 못하고 잊고있었는데, 일끝나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다시 마주친 이 식당. 원래 술을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여긴 안먹고는 못베기는 곳이었다.

겉모습은 세월을 말해주는 듯, 노포같이 딱 생겼다. 하지만 이것도 매력이 있다. 실내는 좌석이 꽤나 많았는데 직장인들이 일 끝나고 술한잔 먹으러 많이들 오시나보다.



메뉴는 단촐하다. 이름처럼 쭈꾸미와 키조개를 판매하는 중. 나는 모듬 2인분을 시켰지만 쭈꾸미2인분으로도 좋았을 듯 했다. 키조개보단 쭈꾸미가 더 맛있었으니까.

곧바로 나온 모듬2인분. 겉보기엔 엄청 매워보이지만 절대 매운 맛은 아니다. 비린맛을 잡아주는 살짝 매콤한 맛.


초간단 상차림. 이중 갓김치가 특히 맛있었다. 쭈꾸미 3번먹고 갓김치 한입먹으면 입이 개운해진다. 그리고 콩나물국 한숫갈까지. 이때 방문한건 낮이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드디어 구워지는 쭈꾸미. 불판 화력이 그렇게 쎈 편은 아닌데 양념때문에 금방 타버리니 온 신경을 집중해서 구워줘야 한다. 떠들다가 모르고 밑바닥 태웠는데 모른척하고 그냥 먹음…ㅎ…찐친(남친)은 몰랐다.

맛은 좋았다. 양념맛보다는 쭈꾸미의 매력을 잘 느끼게 해주는 맛. 본연의 맛으로 승부하는 집인듯. 다른 사람들 데리고 또 올래? 하면 온다.




구워져라 구워져~ 아침을 안먹은 상태라 배가 상당히 고팠던 나는 안술파로서 밥이 필요했고, 공기밥대신 쭈꾸미볶음밥(7000원)을 시켜버렸다. 기다리는동안 쭈꾸미먹기~


정성스레 찍었으나 쌈보다는 각자먹는게 좋다. 쭈꾸미 맛 자체가 강렬한 편이 아니라서 상추에 묻혔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걸 탄수화물과 같이 볶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이거 시키길 잘했다!! 백번 잘했다. 안주의 빈공간을 충분히 채워준다. 삼삼하지만 매콤한 이녀석. 계속 들어갔다.


먹으면서 짠도 해야쥬?? 낮술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 둘다 살짝 들떴다.ㅋㅋㅋㅋ


오랜만에 좋은 노포를 찾아 행복했던 하루. 이날 두세시간을 천천히 먹다가 나와서 남산골 한옥마을 잠깐 들리고 카페에서 쉬었다. 충무로에서 나름 유명한 맛집인 쭈꾸미불고기. 미쉐린까지 받았다고 하니, 한국스러운 한국다운 술집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낮엔 사람이 없으니 낮에 방문하길!!!
그리고 사장님이 임영웅씨 팬이신지, 사진이 무지하게 많았다.